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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인에어] / 캐리후쿠나가(미아와시코브스카.마이클패스벤더)

큐티 2011. 4. 26. 22:10

 



1847년 출간 165년간 사랑 받아온 샬롯 브론테의 [제인에어]
그 땐 여성에게 참정권조차 없던 시대라서 필명은 남자이름인 '캐러빌'로 출간했으며
[제인에어]라는 작품은 샬롯 브론테 작가 자신의 삶이 조금은 투영된 작품이라고 한다.
샬롯 브론테의 생일이 1816년 4월 21일이고 '제인에어'의 영화개봉일도 4월 21일인 것은
우연 이었을까~!


 



폭풍우 몰아치기 직전 으스스한 날씨인 잿빛하늘의 배경과 온 사방이 까마득하고
인적없는 허허벌판에서 길잃은 영혼하나가 바위 위에 쓰러져 흐느끼는 첫 장면에
난 그만 제인에어와 일심동체가 되어 간신히 눈물을 참아 본다.


원경으로 잡아 낸 그 끝없는 벌판의 황량함은 인간의 가장 처절한 고독의 순간을
가슴시리도록 느끼게 했다. 



 



19세기초 영국의 신분과 계급을 뛰어넘는 운명적인 사랑.
제인에어(미아 와시코우스카)와 로체스터(마이클 파스밴더)
그리고 세인트 존 리버(제이미 벨)의 연기파 배우들이 펼치는 삶의 편린들.


조실부모한 제인에어는 외삼촌 집에 맡겨지나 외숙모의 심술궂고 편애적인 사랑으로
일찍부터 삶의 고독과 직면하면서 강하게 살아가는 법을 익힌다.
외숙모의 손에 이끌려 지옥같은 자선학교로 보내지고
사랑하는 친구의 죽음을 곁에서 지켜 보면서 그 곳을 떠나게 된다.



 



졸업 후 페어팩스 손필드 저택의 가정교사로 들어가게 되면서 운명적인 사랑
로체스터를 만나게 된다.

가난하지만 자신 만의 믿음이 있고 어떤 시련에도 강한여자 제인에어.
신분과 계급차이를 넘어 선 운명적인 그들의 사랑이 가슴깊은 곳에 자리잡지만
그에게는 이미 사랑없이 결혼했던~ 미쳐버린 아내가 독방에 갇혀 있었다.

정말 사랑하는 제인에어에게 청혼을 할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
그래도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리려는데 저택에 숨겨진 비밀이 탄로나고
큰 충격에 빠진 제인에어는 이른 새벽 울면서 사라져 버린다.


로체스터와 제인의 절절한 대화를 옮겨 본다.

"그대는 가히 내 심장을 멎게 하는구료
우리에 갇힌 신세로는 몸부림쳐도 다가갈 수 없구려"


"내가 탐하는 건 그대의 영혼이니
감정이 이끄는 대로 와주면 안되겠소?"


그러나 그럴 수 없는 제인의 심정은~  "주여 도와주소서" 라고 되뇌일 뿐.



 



영화의 첫 장면이었던 그 끝없이 막막하고 비까지 퍼붓는 황량한 들판이 다시 보이고 
날개찢긴 처절한 흐느낌으로 쓰러질 듯한 걸음이 끝나는 지점에서 기절해 버리는 그녀..

어느 젊은 선교사의 집 앞에서 죽음 직전에 구출되어 목숨을 구하고 그들 남매의 도움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맡아 지내다가 어느 날 자신도 몰랐던 대부호인 백부가
유산으로 자신에게 큰 재산을 남기고 갔다는 소식을 듣는다.


자신을 구해준 그 남매들에게 재산을 함께 나눠주며 가족이 없으니 형제처럼
같이 살아가고 싶다는 제인에어에게 그 선교사는 청혼을 요구한다.
인도로 함께 가서 선교사의 아내가 되어 달라고~


오로지 한 사람만 사랑하고 있던 제인에어는 봉건적인 영국의 귀족사회 속에서도
당당하게 자기를 표현하고 자신을 지키며 또 한 사람과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사랑없는 그와의 결혼을 정중히 거절하지만~


"결혼만 하면 필요한 만큼 사랑도 하게 되는 것"이라며 이해가 안되는
전혀 다른 사랑법으로 계속 청혼을 요구하는 그의 곁을  떠나게 된다.



 



한순간에 어엿한 귀부인이 되어.. 항상 품고 살던 로체스터의 환청을 따라 손필드 저택으로
달려 와 보니 불에 시커멓게 그을려 타 버린 저택만 보일 뿐..다급하게 뛰어 들어
로체스터를 애타게 찾는데 그 곳의 가정부 할머니가 자초지종 얘기를 해 준다.



 


 

미쳐버린 아내가 집에 불을 지르고 뛰어 내리려 할 때 그는 부인을 살리려고 불길 속으로
뛰어 들어갔다가 눈이 실명된 채 저 곳에 혼자 살고 있다고 어느 허름한 장소를 가르쳐 준다.



 



커다란 고목아래의 의자에 앉아 도우미견과 멍하니 어딘가를 향하는 눈빛의
그에게 다가 가 가만히 손을 잡는 제인에어.
그녀의 머리카락에 얼굴을 묻고 향기로 그녀를 알아보는 로체스터.


실명인 로체스터와 제인에어는 그제서야 그들의 사랑에 빛을 보게 된다.
운명적인 사랑. 필연적인 사랑.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신께서도 언젠간 둘 만이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는 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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