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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그을린 사랑] / 드니빌뇌브(루브나 아자발.멜리사 데소르모-풀랭)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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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그을린 사랑] / 드니빌뇌브(루브나 아자발.멜리사 데소르모-풀랭)

큐티 2011. 8. 1. 23:43


삶은 잔인한 건가 아름다운 건가~!
동족상잔의 비극을 다룬 '그을린 사랑'을 보고 난 후
나는 퉁퉁부은 눈을 한 채 극장의 화장실에서 한참동안
머엉~ 한 기분으로 앉아 있어야 했다.

반은 실화이고 반은 픽션인 이영화는 종교분쟁이 치열한 중동사태를 배경으로
얽히고 섥힌 사랑과 증오에 대한 그 고리를 어떻게 풀어가는 지를 보여 주었다.
하지만 그 결과의 충격이 너무 커서 실화가 아니길 너무 너무 다행이라 생각해 본다.


이슬람집안의 '나왈'은 기독교집안의 '와합'과 사랑에 빠졌으나
그들의 사랑은 용납되지 못한 채 사랑하는 애인 '와합'은 오빠들에게 그 자리에서 총맞아 죽는다.
'나왈'은 집안으로 겨우 도망쳐 와 울면서 할머니에게 매달린다.
지금 그 사람 아이를 임신한 상태라는 사정얘기를 하고 숨어 지내며 아이를 낳게 된다.
할머니는 갓 태어난 아이의 발뒤꿈치에 점 3개를 문신으로 표시하여 고아원에 맡기고
오빠들에게 죽임을 당할까봐 '나왈'은 도시에 있는 외삼촌댁으로 보낸다.

도시의 외삼촌은 기독교집안 이었고 그 곳에 살면서 대학교를 다니던 중
자신의 고향이 기독교진영에 의해 불타 버렸다는 소식을 듣고
전쟁의 불길 속을 뚫고 고아원에 맡겨진 자신의 아이를 찾아 달려 갔으나 끝내 찾지 못한다.


 



허탈한 심정으로 아들이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나왈'은 이슬람진영에 들어가
복수를 꿈꾸게 되고 기독교진영의 수장집에 가정교사로 침투하여 그를 총으로 쏘고
바로 생포되어 그 후 그녀의 삶은 캄캄한 독방에서 15년 동안의 감방생활이 시작된다.


처절한 고문의 비명소리와 끔찍한 고통스러움을 이겨내기 위해
'나왈'은 그 때마다 미쳐버리지 않기 위해 수시로 노래를 부르게 되고
그녀는 넘버 72번 노래하는 여인으로 통하게 된다.

수많은 고문과 학대 속에서도 정신을 잃지 않고자 애쓰는 그녀에게
어느 날 가장 악질이라 불리는 젊은 고문담당자 '아부타렉'이 배정되고
그는 그녀에게 수없는 강간과 폭행을 하게 된다.

그러는 사이 또 그의 아이를 갖게 되는 비참한 현실에 울부짖으며
그 아이를 떼 버리려고 무수히 자신을 학대했지만
결국은 감방에서 쌍둥이를 출산하게 되고 그 후에 곧 석방된다.


 



"쌍둥이는 강물에 버리라"는 명이 떨어졌지만 비밀리에 간호사가 거두어 주었고
그녀가 출소하자 이슬람진영 쪽에서 '나왈'과 쌍둥이를 보살펴 캐나다로 보내고
그녀는 그 곳에서 어느회사의 비서로 들어가 생활하게 된다.
세월이 흐르고 아이들은 장성하여 대학조교인 딸과 수영장에 나들이를 갔다가
그녀는 순간 말문이 막혀 실신상태가 되어 버린 채 얼마 후에 유언장을 남기고 죽게 된다.

'나왈'이 계속 찾으려고 애써도 못 찾았던 사랑했던 사람의 아들.. 아부타렉~!
그의 삶 또한 태어나자마자 고아원에서부터 전쟁 만을 보고 자란 서글픈 인생이었고
살기위해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이름도 수시로 바꾸며 살아내야 했던~
또 살기위해 악한 독종이 될 수 밖에 없었던 그의 현실 앞에 눈물짓지 않을 수 없었다.

'아부타렉'은 '나왈'의 아들임과 동시에 '나왈'이 낳은 쌍둥이남매의 아버지였다.


'나왈'이 죽은 후 회사의 사장이 쌍둥이 남매를 불러 모친이 남긴 유언장을 읽어주며
"형과 아버지를 찾아서 이 편지를 전해 달라"는 엄마의 부탁을 남긴다.
돌아가신 줄로만 알았던 아버지와 생각지도 않았던 형까지 찾아 달라는 유언에 어리둥절해
하면서도 모친의 유언이기에 엄마의 과거를 찾아 나서는 장면으로부터 영화는 시작 되었다.


 



부친이 캐나다에 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곳곳을 해메며
갖은 어려움 속에서 부친과 형을 찾았으나......(난 엉엉~ 울 수 밖에 없었다)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다가 물 속에서 올려다 본 수영복차림인 청년의 발뒤꿈치!
그 발에 찍혀있는 3점의 문신을 보고 너무 반가워 물 밖으로 나와서
그 청년의 얼굴을 보는 그 순간 '나왈'의 그 심정을....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까?
그렇게도 증오했던 고문담당자인 '아부타렉'의 얼굴과 그 발뒤꿈치에 찍힌 3점의 문신을..!

'나왈'은 이 날 이후로 시름시름 앓다가 죽음을 맞이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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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왈'이 쓴 유서는 모두 3장 이었다.

하나는 쌍둥이 아빠에게~
두번째는 자신의 첫째아들 이었던 사랑하는 아들에게~
세번째는 쌍둥이 남매에게~


부친을 만나 묵묵히 편지를 전하는 남매와 그 편지를 받아 읽으며
소리없이 울부짖는 그 아버지의 표정은 ~~~~ 억장이 무너진다는 표현이 적절할 듯 싶다.


편지의 내용은

첫째편지 : 남매의 아버지인 당신에게
저는 노래하는 여인이었으며 이 편지를 전하는 두아이가 당신의 아이라는 것을...

둘째편지 : 내 아들아
태어나자 마자 너를 버릴 수 밖에 없었던 엄마를 용서하라고.... 하지만
언젠간 반드시 너를 찾아내서 보살펴 주겠노라고 맹세했었고 이제사 너를 찾았음을...

세째편지 : 아이들아
이 사람을 부친으로 생각하면 증오가 되지만
너희 형으로 생각하면 그건 엄마의 사랑으로 말미암은 것이니
생의 연관성을 생각하지 말고 서로 사랑하여라.


이 지구 위에서 정말~ 더 이상은~ 이런 비극이 없기 만을 ... 제발 제발!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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