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늑한 휴식처

△[해외] 백두산천지(북파) & 윤동주시비 본문

등산둘레길/걷기운동(보호)

△[해외] 백두산천지(북파) & 윤동주시비

큐티 2010. 6. 20. 22:50

 

 


백두산~! 그 웅장한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1년 내내 거의 하얀 눈을 고깔모자처럼 쓰고 있는 하얀머리(白頭)의 산.
100번을 오르더라도 겨우 2번 밖에 볼 수 없다는 신비의 백두산천지.

▲장백폭포

▲장백폭포 계곡물이 너무나 차가웠다

▲백두산 천지 지도

▲중국 전체지도

 



6월17일부터 20일(3박4일)의 여행일정을 잡아 백두산천지를 보기 위해 공항으로 출발.
1시간 30분여를 날라서 장춘공항에 도착하여 곧 바로 이도백하로 이동했다.
거대한 땅덩이인 중국의 한 부분을 동서횡단하는 시간으로 거의 하루가 소요 되었다.
중국대륙의 이쪽과 저쪽의 최고 기온차는 무려 섭씨 70도의 차이가 나고
시간차이는 최고 6시간의 차이가 난다고 한다.



▲ 장춘의 시골풍경

 


장춘의 시골풍경은 산이 아예 없고 거의 사료용 옥수수밭인 녹색 풍경이 이어지고
길림시로 접어 들면서 나즈막한 산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이 곳엔 각종 채소가 재배되고 있었다.
특별하게 색다를 것도 없는 똑같은 풍경을 감상하며 만만디 기사님 덕분에
6시간 반 정도를 달려 이도백하에 도착했다.
너무 지루 하다고 가이드한테 말했더니 가이드 왈~
중국에서는 3시간의 이동거리는 옆집 마실가는 시간이고
6시간 거리는 이웃동네에 고스톱하러 가는 시간이라며
그래도 10시간이 넘는 거리일 때 아~ 좀 멀군... 한다는 거 였다.(할 말을 잃었음)

 



놀라운 건 그 기나긴 고속도로에 휴게소가 한 개도 없었다.
(여자들은 속으로 당황할 수 밖에..)
중간에 좀 세워 달라고 말하니 정말 고속도로의 갓 길에 세워 주었다.
여자들은 차마 대낮에 볼일은 못 보고 밭둑에 있는 민들레 잎사귀만 뜯는데
남자 몇 분은 저 쪽으로 가서 편하게 볼 일을 본다.(이럴 땐 쬐끔 부럽다)
그러나 다행히도 조금 더 가니 길 옆으로 간이 화장실이 보였다.
세 칸이었는데 문도 없이 허벅지 높이의 칸으로만 막힌
모두 다 트인 공간이라서 또 한번 으악~ (볼일 보며 서로 얼굴보고 웃는다)



▲ 첫째날 숙박했던 '민속촌'은 추천할 만한 곳이다



드디어 이도백하에 접근하니 미인송이라 불리는 멋진 소나무들이 반긴다.
백두산 가는 방향의 어디 쯤에 있는 '민속촌'에서 하루를 묵기로 했다.


아~ 상쾌한 수목림과 향긋한 풀내음이 풍기는 이 곳은 너무 괜찮은 쉼터였다.
방 배정을 받아 짐을 두고 손발을 대강 씻고 따뜻한 온돌방에서 좀 쉬다가
저녁식사가 준비되는 동안 시간이 좀 남아 있어
춘향이가 탔던 그네만큼 길게 매달린 숲 속 그네를 타기도 하고
작은 계곡이 있는 숲 길을 거닐며 산책했다.



▲ 우리 제이는 팔짱끼고 뭘 생각하시나~



▲ 또 먹고 싶은 민속촌의 저녁식단- 상이 모자라 요리가 덜 나온 상태




오~ 기다리고 기다리던 저녁식사 시간이 되었다.
고속도로 중간 쯤에서 먹었던 느끼한 점심식사에 더부룩했던 나의 위장은
민속촌의 저녁식단을 마주하니 다시 생기를 되찾을 만큼 너무 맛이 있었다.


현지식이었지만 거의 한식이라 할 정도로 매콤하고 개운한 깔끔한 식단이었고
아까 뜯어 온 민들레잎도 깨끗이 씻어 고기를 싸서 먹으니 또한 별미였다.
다음날 이 곳에서의 아침식단은 부페로 차려져 맛있게 먹고
아침 일찍 서둘러 백두산 천지를 향해 출발했다.



▲ 백두산의 첫 주차장- 이 곳에서 5분 걸어 가야 매표소가 나온다



▲ 매표소 입구에서



▲ 이 셔틀버스를 타고 숲길을 20분 달린다



▲ 이런 숲길을 계속 타고 가다가

 

▲ 저 끝에서 짚차로 바꿔 탄다

▲ 6명 씩을 순서대로 꽉 채워 스피드로 달리는 짚차



▲ 드디어 백두산천지 정상이 보인다




부푼 가슴을 안고 7시에 출발하여 주차장에 파킹하고 5분을 걸어가니 매표소가 나왔다.
이 곳부턴 셔틀버스를 타고 20분 정도 예쁜 숲길 사이를 달려 가면
짚차로 바꿔 타는 주차장이 나오고
이 곳에선 짚차로 20분 정도 구불구불 말띠고개 길을
거의 청룡열차 타는 기분으로 신나게 달려 천지입구까지 오른다.


정상 주차장에서 내려 올려다 보이는 천지는 뭐랄까~ 거대한 연탄재 더미를 보는 것 같았다.
임꺽정같이 체중있는 사람이 밟으면 부스스 부스러질 듯한 웅장한 흙더미 였다.
안내표지 대로 정상에 오르니 천지가 보이기 시작하고
둘레에는 위험표지판이 곳곳에 보이고 쇠고리로 엮어 진 경계막이가 이어져 있다.



▲ 안내표지를 따라 오르는 도중에 한 컷~'환경보호를 나 부터 시작하자' 라는 팻말 앞에서

                                                          = 바오후환징 총워쭈오치 =

오늘은 하늘도 푸르고 바람도 산들바람이 부는 최적의 날씨였다.
가이드 왈~ 그제는 강풍과 우박이 쏟아지는 최악의 날씨에
자기가 인솔한 팀 모두 포기하고 되돌아 섰단다.
또 어제는 계속 흐린 날씨에 안개 속을 헤매다 돌아와야 했었지만
오늘 여러분은 정말 복 받은 거라고~


참고로 오늘 점심식사 후에 백두산 천지를 보러 올랐던 우리 뒤의 다른 팀은
번개치고 소나기성 비가 내려 천지 보기가 힘들었다고 한다.



▲ 오르는 도중에 내려다 본 짚차 주차장




백두산은 오늘처럼 날씨가 좋을 땐 모자도 쓰고 양산을 써도 되지만
바람 불고 흐린 날씨엔 모자와 양산은 절대 금지라고...
필히 우의를 갖추고 올라와야 되는 곳 이란다.


바람부는 날 우산쓰고 천지에 오르면 우산이 낙하산 되어 천지에 풍덩 빠지고
번개가 동반되는 날엔 우산이 번개꽂이가 될 수 있으며
모자는 당연히 천지신명께 바치는 선물이 되어 버린단다.

 

▲ 와~ 드디어 백두산천지의 모습이다 

 

▲ 한꺼번에 이 웅장한 모습을 다 담을 수 없는 아쉬움으로



 

▲ 역시 사진사가 찍어 준 사진이 더 멋지네~♣



▲ 또 다른 모습의 백두산천지



▲ 저 하늘 위~ 구름의 행방은 누구도 예측 못한다

우리팀이 장백폭포 쪽으로 내려갔을 때 천둥이 친다

바로 우리 뒷타임의 일행들은 천둥번개로 백두산을 못 봤다고 한다



▲ 언제 바스스 무너질지 모르는 흙더미의 위험경계선을 넘어서 과감한 포즈로~ 

 

▲ 이렇게 쇠고리 경계막이로 계속 이어져 있다~'넘어가지 마세요' 라는 경고문이 보인다


                                                                   = 칭우판위에 =

▲ 다시 짚차를 타고 하산 중~



▲ 장백폭포 가는 길의 입구



▲ 백두산천지 물이 그대로 흘러 내려 온 계곡물- 정말 차갑다




고맙게도 나에겐 여행의 날씨 복은 있는 것 같다.
우리 팀은 천지를 다 보고 다시 청룡열차인 짚차를 타고 내려 와
장백폭포를 가기 위해 또 5분정도 셔틀을 타고 다른 길로 올랐다.


온천장 부근에서 내려 15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시원하게 쏟아지고 있는 폭포를 만난다.
천지의 물이 흘러 내리는 얕은 계곡물에 들어 가 표정잡고 사진을 찍는데
그 짧은 3초동안에도 발에 동상 걸릴만큼 물이 차갑다.



▲ 장백폭포를 배경으로 내편 제이랑..



▲ 이 곳에서 온천욕을 했다



▲ 온천 내부의 노천탕 이다- 시설은 형편없지만 그래도 천지 물 이기에...

윗쪽으로 장백폭포가 바로 보인다




일행 중 몇몇은 폭포에서 시간을 보내고 나머지는 온천욕을 하러 내려 갔다.
백두산 천지물(냉탕)과 섭씨 83도의 자연온천수(열탕)을 들락거리며 피로를 풀고
하늘과 백두산이 바라 보이는 노천탕으로 나가 온 몸과 마음을 정화시켜 본다.




▲ 차창관광이라며 저 위의 잠자리똥 만큼 보이는 정자가 '일송정'이란다




연길로 이동하면서 한 곳의 쇼핑센타에 들려
왕을 유혹할 정도로 향이 좋다는 '사향'을 처음 구경했다.
향수를 좋아하는 나도 욕심날 만큼 역시 향이 최고 였다.
가는 길에 '청와대'라는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이 곳도 참 맛이 있었다)
연길의 호텔에 짐을 내려 놓고 우리는 모두 발 맛사지를 받기 위해 차에 올랐다.
여자들에게는 미소년이~ 남자들에게는 미녀들이 배정되어 맛사지를 받았는데
허걱~ 우리 옆지기한테는 독방이 제공되었다.(별 일은 없겠지~ㅋㅋ)


 

나는 세 명의 여인들과 같은 방 침대에 누워 미소년들에게 발을 맡기고
누가 제일 미남인지를 얘기하면서 웃어 본다.
어머나~ 근데 이건 발맛사지가 아니라 거의 전신맛사지 였다.
내 뒤로 가더니 목근육. 어깨근육부터 풀어 준 후
자신의 온 몸을 지렛대 삼아 발을 이용해 허리 맛사지를 해 주더니
손가락에서부터 팔 주무르기. 얼굴 맛사지까지 해 준다.
따뜻한 물에 발족욕을 끝내고 발가락 하나하나 맛사지 해줄 땐 정말 황홀할 정도이다.
마지막에 허벅지 안쪽 근육부터 훑어내려 다리를 맛사지할 땐 너무 짜릿해 비명이 나왔다.
옆에서 놀린다. 신음소리 같다고~ ㅋㅋ


내가 물었다. 집에 가면 부모님한테도 이런 서비스를 가끔 해 드리느냐고 했더니
오전 11시에 출근해서 새벽 1시까지 한달동안 full로 쉬는 시간없이 일을 해야 하니
그럴 시간이 전혀 나질 않는단다.
참 가엾다는 생각이 든다. 이들도 어떤 희망은 갖고 있는 걸까~



▲ 윤동주시인의 삶이 깃든 대성중학교에서~ 生家를 못 가는 아쉬움에 표정이 좀 그렇네



▲윤동주 시비

                                                                                      

 

 



다음날 용정으로 이동하여 윤동주시인이 다녔던 대성중학교와 도문관광을 위해 출발했다.
너무도 젊은 나이에 모든 여성의 이상형일 수도 있는 미남이었던 그가
최악의 비참한 상황에서 죽음을 맞이했다는 가슴 아픈 역사에
그냥 먹먹한 심정으로 입 다물 밖에~
아쉬운 건 이번 여행에서 윤동주생가와 묘지견학이 빠졌다는 것이다.



▲ 친필원고를 보면서 윤동주시인의 성품을 잠시 상상해 본다

▲ 가운데 조금 흰 부분이 두만강 줄기이다~ 강의 저 너머는 북한땅



 

 

두만강이 말없이 흐르고 있는 도문으로 이동하면서
북한과의 거리가 이렇게 짧음에 조금 놀랐다.
그 좁은 강줄기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자유로이 드나들지 못하는 경계선이 되다니~
강 위에 놓인 긴 다리마저도 반을 똑 잘라 색깔로 경계가 구분되어 있었다.
땅 따먹기 전쟁은 꼭 필요한 것 이었을까?



▲ 조중우호다리~ 긴 다리의 아랫부분에 붉은색과 파란색의 경계선 -  건너편은 함북 온성군 남양읍
    입장료를 내면 다리 위에서 고무줄 넘기하듯 잠깐 북한땅을 밟고 올 수 있다




짧은 4일동안 중국여행에서~ 거리이동 만으로 이틀을 꼬박 잡혀 버렸지만
그래도 맑은 하늘 밑의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천지를 맘껏 보았다는 것으로 만족한다.


뻥~ 이겠지만 가이드 왈... 등소평은 한번의 등정으로 천지를 보았지만
강택민은 천지 보러 왔다가 안개 때문에 못 보고 내려 갔는데
내려가서 올려다 보니 하늘이 맑아 다시 짚차를 타고 올라 왔단다.
오르는 도중 또 시커먼 구름이 몰려와 비가 내려 실패하고
내려와서는 열 받아 끙끙대며 하루종일 비 그치기를 기다려 다음날 또 올랐으나
세 번 다 끝내 천지를 못 보았다는 얘기를 해 줬다. ㅎㅎㅎ
그래서 백두산의 백두의 뜻은 하얀머리의 '白頭'가 되기도 하고~ 100번을 올라야하는 '百두'가 되기도 한단다.



▲ 셋째날의 숙박호텔~ 이 곳도 추천하고 싶은 곳 이다

 


여행하는 동안 내내 잠자는 곳도 좋았고 식사도 두 끼만 빼고는 다 맛이 좋았으며
저렴한 여행비용으로 왔지만 함께 한 일행들도 다 좋은 분들을 만나 즐거웠다.


머지않아 백두산의 용암이 터져 폭발하기 직전이라는 설도 있지만
다음 번엔 백두산서파 쪽으로 한번 더 천지를 볼 수 있는 여행을 하고 싶다.



 

▲보고 또 봐도 멋진 백두산천지 전체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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