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늑한 휴식처

울 밑에 선 봉선화 / 홍난파 본문

아름다운시(비공개)

울 밑에 선 봉선화 / 홍난파

큐티 2010. 3. 7. 22:10

▲ 내가 반해 버린 그림 한 점
제주출신이며 북한 만수대창작단의 화가 김승희 작품이다.


 

울 밑에 선 봉선화야 네 모양이 처량하다
길고 긴 날 여름철에 아름답게 꽃필 적에
어여쁘신 아가씨들 너를 반겨 놀았도다


 

어언간에 여름가고 가을바람 솔솔 불어
아름다운 꽃송이를 모질게도 침노하니
낙화로다 늙어졌다 네 모양이 처량하다

 

북풍한설 찬 바람에 네 형체가 없어져도
평화로운 꿈을 꾸는 너의 혼은 예 있으니
화창스런 봄바람에 환생키를 바라노라


 

 

그림을 보다가 떠 올릴 수 밖에 없는 추억에 한참동안 잠겨 본다.
담장 밑으로 흐드러지게 피어 있던 채송화와 봉선화
그리고 뒷뜰 쪽에 홀로 피고 지던 나리꽃
환한 달밤이면 꽃잎을 하나 하나 펴 주던 신기한 달맞이꽃
내 어릴 적엔 이 꽃들이 나의 친구였던 거 같다.




'울 밑에 선 봉선화'
이 노래를 듣거나 혼자 흥얼거리기만 해도
눈에 눈물이 한가득 고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초등학교 시절 엄마가 봉숭아 꽃잎을 따서
백반을 섞어 돌에 찧어 손톱에 붙여주던 추억으로
이 그림을 보는 순간 어린시절 나를 보는 듯...


아름다운 그 때 그 시절은 영영 되돌릴 수 없다는 생각에
불현듯 지금 이 순간이 너무나 소중해 진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