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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쟁이 / 도종환 본문

아름다운시(비공개)

담쟁이 / 도종환

큐티 2009. 1. 27. 22:12

 

 

 

저 것은 벽
어쩔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 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물 한방울 없고
씨앗 한톨 살아 남을 수 없는
저 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오른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 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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