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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순이 언니/공지영

큐티 2015. 3. 20. 14:06

 

 

 

이 소설을 읽으면서~ 사람은 태어나서 6세가 될 때까지의 어린시절 환경이

너무도 중요하다는 걸 또 한번 느껴본다

 

부유한 환경이었지만 바쁜 부모의 일상적인 부재로 가정부인 봉순이 언니가

대리부모가 되어야 하는 환경에서 주인공이 자라나게 된다

엄마와의 대화보다는 가정부와의 대화 속에서 자라난 그 아이는 5세에 벌써

세상의 부조리를 체감하고 너무 빨리 조숙해져 버린 그 부분이 참 안타깝기만 했다

어린아이 시기에만 소유할 수 있는 그 천진난만함의 행복을 놓쳐버린 것이다

 

유아기의 기억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 각자의 트라우마로 존재하게 된다

하나의 생명을 잉태하고 낳아 올바르게 양육해야 하는 부모의 책임감...

남녀가 불타 오르는 감정만으로 섣불리 결혼하는 것은 금물이라는 것을 깊이 생각하게 한다

 

 

[밑줄글]

인간이 가진 무수하고 수많은 마음갈래 중에서 끝내 내게 적의만을 드러내려고 하는

인간들에 대해서 설마 설마 희망을 가지지 말아야 했다.

그가 그럴 것이라는 걸 처음부터 다 알고 있으면서도 그래도 혹시나 하는 그 희망의 독~!

아무리 규칙을 지켜도 끝내 파울 판정을 받을 수도 있다는 악착스러운 진리를

내가 깨달은 것은 그로부터 30년이나 지난 후였다

나는 왜 인간이 끝내는 선할 것이고 규칙은 결국 공정함으로 귀결될 거라고 그토록

집요하게 믿고 있었을까?

 

 

사람들은 누구나 진실을 알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을~ 막다른 골목에 몰릴 지경만 아니라면

어쩌면 있는 그대로의 사실조차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그렇다고 이미 생각해온 것 혹은 이랬으면 하는 것만을 원한다는 것을~

제가 그린 지도를 가지고 길을 떠났을 때 길이 이미 다른 방향으로 나 있다면

아마 길을 제 지도에 그려진 대로 바꾸고 싶어하면 했지.. 실제로 난 길을 따라

지도를 바꾸는 사람은 참으로 귀하다는 것을~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어떻게 사랑하는 지를 아는 것이다

 

어떻게 사랑하는 지를 모르면....

호랑이와 소의 사랑이야기 처럼 자신이 아끼는 가장 소중한 것을

상대방에게 주었으나 그 상대는 굻어 죽을 수 밖에 없는 사랑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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